윌리엄 로빈슨의 몽소 정원 탐방기

1799년 몽소 정원(당시엔 공원이아니라 개인 소유였으므로)을 디자인하고 시공을 진두지휘했던 전천후 예술가 루이 까르몽뗄 Luis Carmontelle (1717-1806)은 사람들이 “와아~  영국식 정원이네” 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정원 입구에 “이건 영국정원이 아님”이라는 팻말까지 세워놓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관람객들아 찾아오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까르몽뗄 사후 70년이 지난 1867년, 영국의 정원 저널리스트 중에서 실날하기로 정평난 윌리엄 로빈슨이 나타났다. 파리를 여행하면서 여기에도 들른 것이다.  70년이 넘은 정원이라 보기가 좋았다.

이 무렵 몽소 정원은 정원예술가 장 샤를 아돌프 앙팡 과 그의 정원사 장 피에르 바리에 데샹 이 성심으로 돌보고 있었다. 까르몽뗄 사후에 낙후되었던 것을 1855년 재건한 것이다.[1]페넬러피 홉하우스(2015),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서양정원사, p. 410 이때 새로운 초본류 식재기법을 도입했다. 화단에 일년생 초화류를 해마다 바꾸어 심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관상용의 녹색 혹은 다른 색의 잎사귀가 달린 연약한 열대식물이나 아열대식물을 사용하여 새롭고 흥미로운 효과를” 주었고 “나무고사리와 바나나나무가 유카, 용설란, 칼라듐, 칸나, 신서란 위에 이국적으로 화려하게 솟아” 있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그 모습이 윌리엄 로빈슨의 까다로운 눈에 만족스럽게 비쳤던 것 같다.  비록 온실에서 키운 식물들이지만 이렇게 풍성한 열대식 화단의 배치법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로빈슨에게 중요했던 것은 자생식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배치법이었다.

로빈슨은 ‘로벨리아 스페치오사Lobelia speciosa로부터 솟아나온’ 다양한 종류의 물대Arundo donax 화단과 ‘지표면이 화려한 목서초로 완벽하게 숨겨져’ 식재된 인도고무나무Ficus elastica에 감탄했다고 홉하우스 여사는 전한다.[2]위의 글.

이때 윌리엄 로빈슨이 몽소정원에서 본 장면들은 아래와 같다:

  •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작은 일년생식물 브라키코메Brachyscome iberidifolia의 푸른색과 흰색 변종이 섞여 펼쳐진 작은 은빛 바다를 이루고
  • 그 사이로 중앙아메리카의 열대 산악 지대에서 온, 커다란 관상용 잎사귀가 달린 위간디아 속 식물이 솟아나와 있었으며,
  • 알테르난테라 속과
  • 풍부한 색조의 콜레우스 속 위에 드라세나 속이 솟아오르고
  • 꽃이 핀 무성한 페튜니아  양탄자 위로
  • 토란Caladium esculentum이 서 있고
  • 떡숙Anaphalis 속 위에서 히비스쿠스가 붉게 빛나고
  • 쿠페아 속에서 두릅나무 속이 솟아오르고
  • 낮게 깔린 부드러운 자주색 란타나 속에서 에리트리나 속이 우뚝 서 있었다.

로빈슨이 보고 감탄했다는 몽소 정원의 열대화단이 아마 아래와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하노버 베르크정원. 온실 주변의 야외 전시장. © Hannover

관련 사이트


  • 홉하우스 읽기,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서양정원사 해설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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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각주
1 페넬러피 홉하우스(2015),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서양정원사, p. 410
2 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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