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6 정원의 새벽

중세, 정원의 암흑 시대? 3

086 정원의 새벽

피에트로 데 크레센치는 볼로냐 대학에서 논리학, 자연 과학, 의학 및 법학을 공부한 뒤 이태리 북부의 여러 도시 국가를 전전하며 법률가의 삶을 살았다.

1299년, 70세 가까이 되어 은퇴한 뒤 고향 농장에서 여생을 보내면서 숙원이었던 농업서를 집필했다. 1305년까지 총 열 두권을 발표했는데 그 중 여덟 번째 책에서 “열락 정원과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다루었다. 알베르투스 대주교의 정원이 설계된 지 40년 후였다. 크레센치는 실제로 알베르투스의 주교 저서를 탐독하고 그의 기본 개념을 넘겨 받았으며 이를 확장시키고 발전시켰다. 그러나 알베르투스 주교의 저서가 수도원에 갇혀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반면, 크레센치의 책은 유럽 여러 나라에 전파되어 널리 읽혀 후에 르네상스 정원의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크레센치는 사회 계층별로 나누어 각각 구현 가능한 정원을 구상했다. 이점이 매우 흥미롭다.


사진: 크레센치가 설계한 왕후장상의 정원이 대략 이런 느낌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방에 높은 담이 있다고 상상한다면. 스페인 말라가의 시청사 정원. Ⓒ jeonghi.go

참고문헌
  • Hennebo, D. (1987). Gärten des Mittelalters. Artemis Verlag.
  • Pizzoni, Filippo; Stopfel, Ulrike (1999). Kunst und Geschichte des Gartens. Vom Mittelalter bis zur Gegenwart. Stuttgart: Dt. Verl.-Anst.
  • Wimmer, C. A. (1989): Geschichte der Gartentheorie. Wiss. Buchges.
  • 고정희 (2011), 신의 정원, 나의 천국. 도서출판 나무도시.
©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중세, 정원의 암흑시대였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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