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내 건축에 녹색 레이스를 입혀다오

조경의 상대성 이론 1

009 내 건축에 녹색 레이스를 입혀다오

유대계 독일 건축가 에리히 멘델존은 1910년대 베를린에서 큰 설계 사무실을 운영하며 한창 잘나가고 있었다. 특히 그가 설계한 포츠담의 아인슈타인 타워가 유명하다. 아인슈타인이 이를 보고 <유기적 건축>이라 평했다고 한다.

멘델존은 모더니즘에 동참하긴 했으나 자신 만의 셰계를 단단히 구축했었다. 그의 건축은 모더니즘과 아르 누보 사이의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물의 모서리 하나를 둥글게 곡선으로 만들거나 둥근 탑을 붙여 세우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런 탑에 장미 덩굴이 감아오르는 장면을 상상했던 것였을까? 그는 <정원이란 건물에 녹색의 레이스를 다는 것>이라 정의하여 정원 예술가들의 눈 흘김을 받았다.

사실 그의 건물은 우아하고 도도하여 접근이 어렵다. 여기에 레이스를 어떻게 입히라는 걸까.


사진 크레딧: The De La Warr Pavilion, 1935, Bexhill on Sea, Photo: Marta Gutowska, License: CC BY-SA 3.0


©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조경의 상대성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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