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서적의 행방을 찾아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다시 되살아나게 하면서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고들 한다. 그 말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가 일단 사라졌었다는 뜻이 된다. 중세는 기독교 문화가 지배했던 시대였으므로 고대의 문화가 스러졌음은 당연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많던 고대 시인들, 극작가들, 철학자들의 서적들이 사라지게 된 경위도, 그러다가 다시 발견하게 된 경위도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르네상스 정원이야기를 준비하면서…

파에스툼의 장미

시인이 던진 세 글자가 얼마나 크고 긴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고대 로마의 시성 베르길리우스가 쓴  농경시 Georgica 중 한 구절이 바로 그 케이스다.  그는 파에스툼의 정원에서 자라는 장미를 칭송했다. 일년에 두 번씩 꽃이 핀다면서. “biferique rosaria Paesti” [1]Vergilius, Georgica, 8장 4절 119행 .  이 세 글자는 이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파에스툼의 장미를 찾아서 이리…

황금 당나귀와 마술 피리

드디어 “황금당나귀”를 읽었다. 포복절도하면서 읽었다. 첫 단락부터 빠져들었는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마치 그리스판 수호지를 읽는 것 같았다. 내친 김에 검색해보니 수호지는 14세기 명나라 초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훨씬 오래 된 작품이 아니었을까 기대했었는데. 황금당나귀는 서기 180-190년도 사이에 집필되었다. 원본이 온전히 전해지는 인류 최초의 소설이란다. 작가 아풀레이우스가 대단한 문장가라는 이야기는 얼핏 들은 적이 있었으나 이 정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