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 – 초본 식물, 통제불가능한 디바들

누가 식물을 두려워하는가 1

012 – 초본 식물, 통제불가능한 디바들

시지프스의 신화가 공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닌 듯하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정원과 조경에서 식물을 다루어 온 과정을 곰곰이 살펴보면 상당부분 시지프스가 받은 형벌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특히 식물 중에서도 가장 작고 연약해 보이는 초본식물들은 고대로부터 많은 정원사들로 하여금 바위를 언덕 위로 밀어 올리게 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바위를 밀어 올리는 조경가들이 있는가하면 바위를 내동댕이치고 가버린 신기능주의자들도 있다.

“정원은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전쟁의 상징“ 이라는 토포텍1의 도발적인 발언은 여러 가지 여운을 남긴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겐 잡초와의 전쟁도 전쟁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쟁을 겪어 본 세대나 식물을 정원과 조경공간의 기본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는 많은 이들이 토포텍의 철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사실이다.

정원 식물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사진: 포츠담 보르님의 칼 푀르스터 정원. 정원의 디바들이 가을 의상쇼를 펼진다. Photo: jeonghi.go


©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누가 식물을 두려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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