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다.

미국의 여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 Gertrude Stein (1874-1946)의 유명한 문장이다.

1913년에 짓고 1922년에 발표한 “신성한 에밀리 Sacred Emily”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고대로부터 시인과 문장가들이 장미에 대해 수없는 글을 남겼지만 거트루드 스타인의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다. 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 만큼 유명한 것은 없지 싶다. 무슨 뜻일까. 나 역시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그 때 내렸던 결론은 “아마도 인류 역사 내내 장미에 대해 너무 많은 수식어가 붙고 너무 많은 그림이 그려지고 너무 많이 노래 되어 이제는 아무 수식없이 장미는 장미다라고 즉물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

그런데 우연찮게 스타인 여사가 직접 답을 준 적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언젠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시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중 한 여학생이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 장미 구절이 대체 무슨 뜻입니까. 스타인 여사는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언어가 막 발달하기 시작했던 시절, 인류 태초에 장미가 가지고 있었을 높은 의미를 장미에게 되돌려 주고 싶었다. 그동안 장미라는 개념이 마르고 닳도록 이용되어서 본래의 의미가 사라져버리고 없다. 장미를 노래 한 시 속에서도 결국 장미는 없다.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이라고 반복해서 읊음으로써  본래 단어 속에 내포되어 있는 개념과 의미, 정서를 되살려 내고 장미에 내제되어 있는 시성을 되돌려 주고 싶었다.”[1]Hauschild 2008, p. 8

일종의 주문이었던 것 같다.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장미는 …..

거트루드 스타인. 1934년 Les Charlelles 앞에서. 사진: Carl Van Vechten. Library of Congress 소장. via Wikimedia Commons

거투르드 스타인은 오랜 시간 파리에서 거주하며 미술작품을 수집하고 피카소, 마티스 등과 친분을 쌓았다. 피카소가 1906년 경에 스타인의 초상화를 그린 것이 있는데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여기로 가면 볼 수 있다.  (저작권이 까다로워 그림을 실을 수 없음.)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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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각주
1 Hauschild 2008, p.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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